2005년 10월 07일
봉숭아 물 들이다.

여름날 화사하게 피어난 봉숭아 꽃을 따다가 잘 말려 곱게 빻고 백반을 섞어... 열 손가락에 물을 들인다.
어렸을 때는 첫눈 오는 날까지 손톱에 봉숭아 물이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해마다 들였었다.
그 것도 한 번이 아닌 여러번...
여름에 들인 봉숭아물은 손톱이 자라나는 것과 동시에 사라져 간다.
마치 첫사랑의 기억이 아련해 지는 것과 같이...
몇 해째 잊고 지내다가 올 여름에는 언니와 함께 옛날 기억을 더듬어 해 보았다.
열 손가락에 빨갛게 물든 손톱은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, 지금은 아주 만족스럽다. 자연스럽에 손톱이 자라남에 따라 이제는 손톱의 반은 봉숭아물이... 나머지 반은 하얀 새 손톱이 나누어 차지하고 있다.
지금은 첫사랑을 이루고 싶다라는 소망은 없지만, 그 대신 다른 무언가가 이루어지길 바란다.
그런데 손톱이 너무 빨라 자라 버려서 이루어질지 의문스럽다.
벌써 반이나 없어졌으니 올해 첫눈이 빨리 내리기만을 빌어야 하는 걸까? ^^
생각해 보니 잊고 사는게 많다. 예전에는 당연히 했던 것들도 이제는 기억이 희미해지고, 사람도, 사물도 점차 잊혀져만 간다.
오늘의 이런 생각도 몇 날, 몇 달, 그리고 몇 년이 지나면 잊어버리겠지?
# by | 2005/10/07 15:22 | About... | 트랙백 | 덧글(2)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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큭~
남자놈이 왜 저런걸 했는지 원~